오빠 미안해...

그 순간.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거 알면서도...
알지만, 돌아보지 않았다.



오빠는 어제 나에게
내일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며
자기가 꼭 정말 맛있는 거 사주겠다며
나를 들뜨게 했다.

마침 다음달 시험을 앞둔 친한친구가 생각났고,
응원할 겸, 그 친구를 찾아가 함께 저녁먹기로 했다.

그래서 오랜만에 그 친구 볼 생각에 기대되고 설레였다.
친구에게 줄 편지도 쓰고, 선물도 준비해 놓았다.

나처럼 친구도 하루종일
'오빠와 친구가 오는 길이 미끄럽지는 않을까'
'눈이 언제쯤 그칠까'
'언제쯤부터 준비하면 될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약속 시간 30분전
오빠가..
못 가겠다고,, 부장님이 부르신다고..
나도 어쩔 수가 없다고...나도 힘이 없다고.....
했다.

난 이미 화장도 했고, 옷도 다 차려입었는데...
내 친구도 이렇게 기다리는데.... 어떻게 못간다고 해...
친구한테도 미안했고, 무엇보다도 내가 열심히 화장한 게 아까웠다...

그래서
분한 마음에
친한 남자친구들과 저녁약속을 잡았다.

오빠도 미안해했지만, 그보다 나의 기분나쁨이 더 컸었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화내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친구와 약속을 깬것도 속상했지만.
그보다도 나와 저녁약속 했었으면서....
맛있는 거 사주기로 했었으면서....
어차피 오늘 바람맞을 거였구나....
하는 마음에 너무 속상했다.

이미 여러번 맞아봤던 바람인지라.
이젠 어이가 없었고, 더이상 약속따위 잡지 않으리라
믿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있었다.

남자친구들이 집앞으로 올 때가 다 되었는데
갑자기 오빠가 전화 와서는, 잠깐만 나오라고 했다.
혹시나 남자친구들이랑 마주칠까 조마조마하며 차를 탔다.

오빠는 활짝웃으면서, 미안하다고 하며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었다.
그 속에는 쫄면, 떡볶이, 만두들이 검은 봉지 속에 쌓여있었다.

오빠는 윗사람들 틈에서 잠시 빠져나와
너가 좋아하는 분식 사오느라 여기 저기 들렸던 이야기를 장난스레 던졌다.
미안하다고, 맛있는거 사주기로 했는데,, 이거밖에 못줘서 미안하다고 했다.
자기도 저녁 못 먹었으면서. 이제 다시 가면 윗사람들 술이나 받아줘야 하는데...
이걸 건네주면 웃는 모습이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하지만 나의 얼굴은 풀릴 줄 몰랐고, 그냥.... 굳어있었다.
마음은 그렇지 않았는데,,,,
난...검은 봉지들을 들고 아무 말도 없이 나가버렸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에 갔다.
집에 들어와 식탁 위에 하나씩 하나씩 꺼내보았다.
그것들을 보며 멍하니 앉아 있는데.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다.

내가 뭘 한거지?....

오빠 잘못이 아닌데, 그렇게까지 날 챙겨줬는데..
그렇지만 이것들을 먹을 수가 없었다.
곧 친구들이 올테고, 저녁먹으러 갈껀데...
결국 떡볶이 몇개만 집어먹어보았고,
곧 친구의 전화를 받고 바로 나갔다.

친구들과 재밌게 놀다 온 후,
식은 그 음식들을 꾸역꾸역 다 먹어버렸다.
목이 메이고, 마음도 먹먹하다.

이걸 사느라 정신없이 여기저기 뛰어다녔을 오빠.
그래도 나 풀어주겠다고 바보같이 웃어주던 오빠.
그런 오빠에게 눈 한번 안마주쳐주고 뛰쳐나온 나.

정말 이 순간 내가 밉고, 또 밉다.
미안하다는 내 카톡에 '사실 좀 서운하다'는 말밖에 하지 않았던 오빠도 밉다.
너무 착한 오빠가 밉고 고맙고 또 밉다.
내 사과를 확인도 안 하는 오빠가 밉고 밉다.

이런 순간에는 차라리 헤어지고 싶다.


남자친구의 메일함을 몰래 보았다.

아이디가 필요해서 빌렸는데 볼일이 끝나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떤 메일들이 혹시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오빠의 메일함을 들어가봤다.

우선은 정말 기분이 나쁘다.

누구나 과거는 있고, 당연한 거지만

그 시절 여자친구이던 선배언니랑 주고 받았던 사소한 메일들이
그 자음 모음 하나하나가 가시가 되어 가슴을 찌르는 것 같다.

물론 벌써 3년전 일이니깐 지금와서 따질일은 아니지만
괜히 내가 손해보는 것 같고, 지금도 언니가 오빠의 연인인 느낌이다.

지금은 누구나 다 알고 당연한, 부러움도 사는 연인사이이지만...
과거를 용서하고 싶지도 않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넘길 수가 없다.

내가 소심하거나 뒤끝이 있는 걸까?

나는 오빠보다 훨씬 과거가 많겠지만,
오빠의 과거 연인과의 1년정도의 교제의 시간이 .. 궁금하다.
그 1년동안 어딜 다녔고, 무엇을 먹었으며, 어떻게 데이트를 했을까.
스킨쉽은 정말 어디까지 해봤을까.
몇 번이나 설렘을 느꼈고, 사랑한다고 표현했을까.
얼마나 웃어줬고, 안아줬을까.

그 시절, 오빠 생일 다음날 낮에 보낸 메일이 있었는데,
'속 뒤집어질것 같아 ㅋㅋㅋㅋ'
이 글이 무슨 의미일지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해보게 된다.

별로 좋지 않은 생각이 들고 상상이 가는 건 내가 불순한 탓이겠지?

어찌되었든 참 기분이 나쁘다.
오빠 연락처 이름도 바꿔버렸다.
그 언니가 오라버니 오라버니 부르는 걸 보고
내가 저장한 애칭과 너무 흡사해 소름끼쳤다.

오빠는 무슨 기분일까? 내가 바보같이 느껴진다.
괜히 봤다.

지금이 중요한데, 과거가 뭐라고...
아. 괜히 바람피고 싶다.

결혼해라

드디어 상욱이가 대학에 들어갔다.
미팅하고 여자친구들이 생겼다.
자정 가까이 돼서 집에 들어온다.
집에 와서도 전화로 또 얘기한다.
새벽 1시 반인데도 자기 방에서 전화로 여자친구와 얘기하고 있다.
벌써 며칠째 그러고 있다.

엄마가 말했다.

"10분 내로 전화 끊고 거실로 나와라!"

상욱이가 나왔다. 엄마가 말했다.

"더 얘기하고 싶지?"
"응."
"밤새고라도 얘기하고 싶지?"
"응."
"걔도 내일 학교 가야 되지?"
"응."
"낮에도 쭉 걔하고 있었지?"
"응."

"안되겠다. 걔도 잠 못 자고, 너도 그렇고. 
 니들이 그렇게 서로 좋은데 떨어져 산다는 건 비극이다.
 내일 당장 결혼해라."

        ........

김점선의 『점선뎐』 中 에서


그 후 김점선씨의 아들은 정말로 중국음식점에서 상견례도 하고, 결혼식도 올렸다.
뭐 이렇게 시크한 어머니가 있을까 싶다.
정말 쿨하다.
읽으면 읽을 수록 더 알고싶은 작가이다.
매력있다.
또 읽으러 가야지.

남자친구 어머님 뵙고 온 후기

대구까지 가는 길, 그 차 안에서 우리는 좀 다투었다.
별 것도 아닌데 기분 상하기도 하고 쫌 그랬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대구는 우중충했따..... 날씨가 막 먹구름이 날 따라와...

오빠 볼 일 보고, 선물로 드릴 케익을 사고
6시까지 이것저것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동안 머리고, 옷차림이고, 화장이고 수십번은 확인해본 것 같다.
바람 막 불고 비오려고 그러는 탓에. 앞머리 고데기따위 사라져버렸지만!
화장실이 보일 때마다 들어가서 고데기질을 했당.....

그렇게 두근두근대는 마음으로 걱정 수만가지를 껴안고...
시간은 흘러갔고, 어머니를 뵈러 식당에 들어갔다.
내가 여기 온게 잘한 건가 수백번 생각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떼었다능.....

처음 '안녕하세요' 하며 어색한 웃음을 날린 후.
아... 무슨 말을 해야하나... 나 띨구같이 웃은 거 아닌가.. 아 거울보고 싶다...
별 생각을 다했더랬다.
말을 잘해야겠다기 보다는 말실수나 말아야겠다는 일념하나로...
그치만 뭐라 했는지, 어떤 자세로 있었는지. 다 기억이 잘 안나....ㅜㅠㅜㅠ

여튼 요리가 나오기 시작하고, 나는 열심히 먹었다.
배가 고팠기도 했고, 참 맛있기도 했다.
처음 먹어본 복어가 너므너므 맛있어서 놀랬따..ㅜㅠ
그치만 먹다보니 한계가 있었고,
사실 내가 마지막에 볶은 밥을 안 좋아하는데.. 
차마 남기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가....없었다......
그래서 결국 남은 것들 모두 여차저차해서 다 먹었다.
후에 오빠가 말하기로는 애써 먹는 게 보여서 웃겼다능......ㅜㅠ

어머니는 참 좋으신 분이셨다. 잘 웃어주시고, 아름다우시고, 세련되셨다.
생각보다 마르셨고, 조콤 강렬하셨다.

어머니는 '얼마전에 누나랑 가서, 우리 가족 4명치 히트텍샀다.'고 하셨고, 오빠는 자기껄 왜샀냐며 투덜되었다.
그때 어머니는 '너말고 얘꺼 샀다.'며 나를 보셨고, 나도 우리 가족이라고 묶어주셨다.
무지 감동했다! 그렇게 내 생각도 해주시고,.... 난 해드린게 없는데 ㅜㅠㅜㅠ

뭐 중간 중간에 어머니께서는 나의 얼빠진 모습을 보고
'얘 사투리 못알아듣는갑다. 통역해바라.'라며 오빠에게 장난도 치시며 잘 이끌어 주셨따.
말도 시원시원하게 잘하고 애교도 부리며 이쁘게 보이고 싶었는데.
겁나 바보같이 하다 온 것 같아서 찝찝하다...

여튼 그렇게 다음날 이제 대구를 떠나는데, 어머니께서 싸주신 짐이 한 가득이었다.
그 속에 히트텍 4장, 다이어리, 직접만드신과일주스2L, 긱사에서쓸 물수건한박스, 간식거리 한가득....
전화까지 하시면서 고맙다고 조심히 가라고 해주셨따....ㅜㅠ

어제 오늘 울 반 친구들에게 자랑삼아 말하자.
대다수는 '아직은 모른다~ 결혼해봐야 알아. 지금은 처음이니까 그러지.'
이런식이어서 기분이 좀 나빴다.
그치만 뭐 그건 샘나서 그러는 거겠지. 싶었다.

어머니를 뵙고 온 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다.
좀 더 가깝게 느껴지고, 앞으로 종종 뵙더라도 부담스럽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머니가 너무 좋으셔서.
'아. 어머님만 뵙고도 오빠랑 결혼하고 싶었을꺼야.' 이런 느낌이 들었다.
정말 행복하다.
그동안 오랜 연애 덕에 시들했던 애정이 확 자라나게 되었다.
오빠가 너무 좋고 사랑스럽고 정말 결혼해야지 싶다.
난 정말 어머니에게 자랑스럽고 좋은 며느리가 되어보고 싶다는 그런 바램이 생겼다.

결혼하고 싶어진다. 음 우리 엄마에게는 미안하지만...ㅡㅜ


남자친구어머님을 뵈러가기전 마음상태

음 한마디로 무념무상이다.
오빠와 난 3년째 연애중인데, 내년에 오빠가 군대에 가는 관계로...............
서른살이 되면 다시 사회에 나올예정이...다....
그래서 아무래도 군대 가기전에 한 번 뵙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내가 먼저 말을 꺼냈더랏다....

뭐 이미 어머니랑은 통화도 여러 번 해본 상태고,
어머니와 목소리 튼지도 1년정도 됬고...흠..
얼굴만 못 뵈었을 뿐, 어머니도 놀러오라고 말씀하신 겸
10월에 한 번 뵙겠다고 한것이 화근....,
이제 이번주로 확정되었다.
뭐 부담갖고 오라기보다는 가볍게 보자는 건데..
막상 가려니 뭐든 부담ㅋㅋㅋㅋㅋㅋ

일단은 외모부터 걱정이 되는데, 내가 뭐 못생기고 그런건 아닌데
그냥 어머님이 좋아해 주실까 걱정이... ㅋㅋㅋㅋ
첫인상이 좋은편이 아니라... 뭐.....
이참에 맘에 안드시다고 막 헤어지라 카시면 뭐 접지뭐...ㅋㅋㅋㅋ

소개팅도 아닌데 외모걱정에 몸매걱정에 옷걱정이..
옷은 교생실습나갔을 때 입었던 가장 무난무난한 옷이 낫겠지 않나 싶다.

화장.. 난 조콤 진하게 하는 편인데, 음 음영을 잘 넣는다.
어머니 앞에선 어느정도 해야할지... 내가 볼 땐 음영까지 넣어야 좀 얼굴이 나아진다. 좀 마니... ㅋㅋㅋ

아.. 어머니 선물도 걱정이다.
그냥 작은 디저트, 뭐 타르트? 그런거 맛잇는 데서 사갈까 하는데
어렵당..... 뭐가 나을까요 ㅜㅠㅜㅠ
오빠네집이 대구라서 대구맛집, 대구디저트, 대구타르트 등등등 엄청난 검색질을 하는데!!!
뭐 대구에 대해 아는 게 잇어야....ㅜㅜ

생각나는대로 구구절절...
아 가지말까봐......ㅜㅠ
이 입이 방정임............


1 2 3 4 5 6